とっても愛。

산하엽 3.늘 그 자리에

이른 아침,여자의 눈이 절로 꺼졌다.
어젯밤 인터뷰했던 가수를 따라 하루의 끝을 마무리했던 덕분일까. 이별과 함께 찾아온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그녀였지만 지난밤은 달게 잠을 잔 것이다.
早朝、女は自然と目が覚めた。
昨日の夜インタビューをした歌手を真似て一日の終わりを締め括ったおかげだろうか。別れと共に訪れた不眠症で苦労した彼女だったが昨日は熟睡することが出来た。

'괜찮은 방법이네.하루를 마무리하는 의식이라고 했었나?'
'良い方法だね。一日を終える意識だと言ったっけ?'

얼마 만에 맞이한 개운한 아침은 건지.게다가 오늘은 오랜만의 휴일이기도 했다.
이 아침의 여유를 만끽하고 깊어진 여자는 몇 십 분이고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何時ぶりに迎えた晴れやかな朝だろうか。更に今日は久しぶりの休日でもあった。
この朝の余裕を満喫したくなった女は数十分ベットでゴロゴロとした。

'배고파.오랜만에 아침이란 걸 좀 먹어 볼까?'
'お腹すいた。久しぶりに朝ごはんでも食べてみようかな?'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부엌으로 향한 여자는 냉장고를 열었다.하지만 평소 집에서 끼니를 챙기지 않으니 냉장고 속은 텅 빈 그녀의 위와 비슷한 상황이었다.그렇다고 배달음식을 시켜 먹기엔 오늘 이 아침이 너무나 상쾌했다.
伸びをしてから立ち上がり台所に向かった女は冷蔵庫を開けた。しかし普段家で食事を作らないので冷蔵庫の中は空っぽの彼女の胃と同じような状況だった。それでも出前を頼んで食べるには今日の朝はあまりにも爽やかすぎた。

'시리얼을 먹지 뭐.그 정도는 있으니까.'
'シリアル食べればいいじゃん。それくらいはあるし'

여자는 가볍게 시리얼을 그릇에 부으며 천금 같은 휴일을 어떻게 보낼지 곰곰이 생각했다.오늘같이 스스로를 위로하기에 딱 좋은 날은 일 년에 며칠 없으니,반드시 알차게 보내야 했다.
女は軽くシリアルを器に注いで贅沢な休日をどうやって過ごそうかじっくりと考えた。今日のように自分を慰めることに丁度いい日は一年にそう何度もないから、必ず充実させなきゃいけない。

'오랜만에 대청소나 해볼까?'
'久しぶりに大掃除でもしてみようか?'

확실히 여자는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그런 그녀에게 필요한 건 일상의 환기였다.그리고 청소는 생각을 없애기에도,정리하기에도 딱 좋은 일거리였다.밀린 설거지를 하고 쌓여있던 빨래를 세탁기에 돌리고 이불 털기에 옥실청소까지.늦은 오후가 다 되도록 이마에 땀까지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열중하던 그녀는 마지막으로 서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確実に彼女は体も心も疲れていた。そんな彼女に必要な事は日常の換気だった。そして掃除は無心になるにも整理することにも丁度いい仕事だった。皿洗いをして積まれた洗濯を洗濯機に入れて布団をはたいて浴室の掃除まで。夕方になってもおでこに汗までぷつぷつと出るほど掃除に熱中した彼女は最後に書斎を整理し始めた。

얼마 후, 그녀는 깔끔해진 책상 위를 흐뭇하게 바라봤다.내친 김에 책상 서랍 속까지 정리하기 시작한 그녀는 마지막 사람을 향해 선을 뻗었다.
少ししてから彼女は片付いてすっきりした机の上を嬉しそうに眺めた。ついでに机の引き出しの中まで整理をし始めた彼女は最後の引き出しに向かって手を伸ばした。

왜 그랬을까.
완벽한 휴일을 만들 수 있었는데 여유에 심취한 나머지 금단의 사람을 열어버렸다.아차,싶었지만 이미 늦은 지 오래.몸은 생각보다 빨랐다.
なんでそうなったのかな。
完璧な休日を作ることが出来たのに余裕に心酔するあまり禁断の引き出しを開けてしまった。あっ、と思った時には既に遅かった。体は思ったより速かった。

너무나 가까운 곳에 그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흔적은 완벽한 날을 시기하기라도 하듯,그를 지우려는 그녀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그녀를 한입에 집어삼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あまりにも近い所に彼の痕跡が残っていた。
そして彼の痕跡は完璧な一日を妬むかのように、彼を消そうとする彼女の努力を嘲笑うかのように、彼女を一口で飲み込む準備をしていた。

'......여기에 뒸어지.'
'......ここに置いたんだったね'

서랍 속에는 헤어진 그와 함께 환하게 웃고 찍은 사신이라든지,그가 선물한 오르골이라든지,남미를 여행 갔다 오며 사온 쓸데없는 장식품 같은,한때 그와 그녀가 불같이 사랑했던 때의 증거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引き出しの中には別れた彼と共に明るく笑って撮った写真だったり、彼がプレゼントしたオルゴールだったり、南米旅行して来て買った使い物にならない装飾品のような、一時(いっとき)彼と彼女が燃えるように愛し合った時の証拠が手付かずのまま残っていた。
彼がそこに居た。

이젠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린 물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여자는 결심을 내린 듯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더 이상 조금의 미련이라도 남아 있지 않다는 걸 스스로에게 다짐라듯 그녀는 그 흔적들을 닥치는 대로 끄집어내어 휴지통으로 처넣었다.그러던 중 노란색의 편지 봉투가 눈에 들어왔다.그건 그가 써주곤 하던 러브레터.보잘것없이 평범한 날도 로맨틱하게 만들어주던 그의 편지였다.그대로 버릴까 잠시 망설였지만 어느새 손은 편지지를 펼치고 있었다.
今は存在の意味を忘れてしまったガラクタ達をじっと見つめる彼女は決心したように手を動かし始めた。これ以上少しの未練も残さない事を自分に誓うように彼女はその証拠を手当たり次第に取り出してゴミ箱に突っ込んだ。そんなことをしていたら黄色い封筒が目に入った。それは彼が書いてくれていたラブレター。物足りない平凡な日もロマンチックに作ってくれた彼の手紙だった。そのまま捨てようかと少し躊躇ったがいつの間にか手は便箋を広げていた。



당신에게
あなたへ

오랜만이에요.
예전엔 편지를 자주 주고받았던 갓 같은데,요즘은 SNS다 뭐다 굳이 긴 글을 남기지 않아도 가볍게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됐으니,세상 참 편해졌죠?
久しぶりです。
昔は手紙をたくさんあげたり貰ったりしていたはずなのに、最近はSNSだの何だのわざわざ長い文を残さなくても手軽に気持ちを伝えることができるようになったから、世の中はとても楽になりましたね?

그만큼 우린 조금 무뎌진 것 같긴 하지만,뭐 어때요.
가끔 이렇게 긴 글로 서로의 마음을 간지럽힐 수 있으니,그거면 된 거죠.
それだけ僕たちは少し鈍くなったようだけど、どうですか。
たまにはこうやって長い文章でお互いの心をくすぐることが出来るので、それならいいでしょう。

어떻게 지내나요?
매일같이 보는 우리지만 한번쯤은 물어보고 싶었어요.
'잘 지내겠다'라는 짐작으로 당신을 담아 두기엔 내 궁금증의 불길은 끝도 없이 번져서 날 열병에 시달리게 해요.
元気に過ごしてますか?
毎日ように会う僕らだけど一度くらいは聞いて見たかったんです。
'元気そうだね'という推測であなたを放って置くには僕の疑問の炎は果てしなく広がって熱病に苦しめられます。

그러니 어서 대답해 줘요.
일상의 순간순간을 방울로 모아 나를 적셔 줘요.
나의 열병을 당신이 잠재워 줘요.
だから、さぁ答えてください。
日常の一瞬一瞬を雫で集めて僕を濡らしてください。
私の熱病をあなたが鎮めてください。

물론 그 행복한 열병에 시달리는 것도 좋지만,
시원하고 포근하게 젖어 드는 당신과의 시간도 언제나 환영이랍니다.
もちろんその幸せな熱病に濡れることもいいけれど、気持ち良く穏やかに濡れていくあなたとの時間もいつでも歓迎します。

우리는 서로를 소중하다 여기지만,
익숙해진 것인지 무뎌진 것인지,가끔 원치 않게 상처를 주곤 하죠.
혹시 내가 줬던 상처가 아물지 않은 건 아닌가요?
그렇다면 미안해요.눈치채지 못해서.그러니 어서 내게 보여 줘요.
내가 낸 상처라면 나만이 고칠 수 있으니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요.
僕らはお互いを大切だと思うのに、
慣れたのか鈍くなったのか、たまに思いがけず傷つけたりするでしょう。
もしかして僕が与えた傷が癒えないんじゃないですか?
それならごめんなさい。気づくことが出来なくて。だからどうぞ僕に見せてください。
僕のしたことなら僕だけが治すことが出来るから恥ずかしがらなくていいんです。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럴 거예요.
서로의 흉터를 바라보며 아파하죠.
그래도 내가 슬플까봐 흉터를 가리진 않았으면 해요.
그것마저도 우리의 일부이고 추억이고 사랑의 증거예요.
愛し合う人々はみんなそうしますよ。
お互いの傷跡を見つけたら辛いでしょう。
それでも僕が悲しむと思って傷跡を塞がないでほしいんです。
それすらも僕らの一部であり思い出であり愛の証ですよ。

만약 당장 상처를 전부 보이기 민망하다면 날 꽉 껴안아 줘요.
상처를 보진 못하더라도 살갗으로 느낄 수 있도록 난 온전히 당신을 알고 싶고,당신도 그럴 거라 믿어요.
もしその場で傷を全て見せることが恥ずかしければ僕をギュッと抱きしめてください。
傷を見ることが出来なくても肌で感じられるように僕はあなたの全てが知りたいしあなたもそうだと信じています。

우리는 오랜 시간을 함께했고 앞으로 더 긴 시간을 보낼 거에요.
대답해 줘요.당신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고.
僕らは長い時間を共にしたしこれからもっと長い時間を送るんです。
答えてください。あなたも僕と同じ気持ちだと。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길게도 돌려썼네요.
あなたを愛してるという言葉をとても遠回しに書いてしまいましたね。

그래요.난 당신을 사랑해요.
そうです。僕はあなたを愛しています。

그리고 언젠가 당신이 내게 읽어 준 시의 한 두절처럼
당신이 필요해요.
それからいつだったかあなたが僕に読んでくれた詩の一節みたいにあなたが必要です。

추신
꼭 내 마음 같은 가사가 있어서 함께 보냅니다.
내일은 손을 잡고 이 노래를 같이 들어요.
追伸
ちょうど僕の気持ちと同じ歌詞があったので一緒に送ります。明日は手を繋いでこの歌を一緒に聴きましょう。




여자는 그의 편지를 읽고 창밖을 바라봤다.
완벽한 후일의 해는 비겁하게 자취를 감췄고,우울한 밤의 달이 까만 구름 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女は彼の手紙を読んで窓の外を見つめた。
完璧な休日の太陽は卑怯にも姿を消して、憂鬱な夜の月が黒い雲の後ろから姿を現した。

'빌어먹을 로맨티스트.'
'ロマンチスト野郎'

사실 여자는 남자의 그런 면을 좋아했었다.
현실에 사는 것 같지 않던 그의 로맨틱한 모습은 남자가 가진 수많은 매력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것이었다.
事実女は男のそんな面が好きだった。
現実に生きていないような彼のロマンチックな姿は男性が持った多くの魅力の中でも一番輝いてるものだった。


"억지로 울지 말아요"
"無理に泣かないでください"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彼の声が聞こえるようだった。

그녀는 울고 있었다.
彼女は泣いてい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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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힘들어하는 네 모습에 또 아이처럼 울었어
僕より苦しむ君の姿にまた子供みたいに泣いた